드디어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 왔다.
["그동안 힘든 나날들이였다. 잘될때도 있었고 어려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모든 것들에 대한 판결이
난다. 이상하고도 기이한 운명의 끈. 나도 모르게 여기 까지 끌려왔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전의를 다지며 투지를 불태웠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날을 기억해야 했다. 일기장을 꺼내들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내일은 크리스 마스 이브
이곳이 그동안 길고 길었던 전투의 끝이 될수도 있는 날이다.
여태까지의 성적을 5판 3선승제로 비유 했을때.
그녀가 처음 나에게 관심을 갖어준 사건 1승
그후 개망신 당한사건 1패
그녀가 다니는 교회 나간후 지금 까지 매력점수를 잃어가는 것이 2패
1:2의 스코어
그리고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 마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그때는 1:3으로 게임이 끝나고 말것이다
그렇다 좋은 분위기를 타고도 큰실수 한번으로 인해 모든것을 망쳤다.
이후 만회하려 노력 했지만 서서히 매력을 잃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점점 잊혀져가는 길로 가게 될 것이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어찌됬건 내일이면 승부가 갈리게 된다.
일기장을 덮으며 마지막 결의를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회사에서 출근하여 다른 생각안하고 일에 충실했다.
저녁에있을 파티에 집중하다간 일을 망칠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에 충실하자"]
그라나 안타깝게도 아직 신입 이였기에 일을 능숙하게 처리 하지 못했고. 조금 늦게 퇴근 하였다.
연극에서 중요한 역활을 맡았기 때문에 절대 늦어선 안되었다. 전속력을 내아 지하철로 달리기 시작했다.
["앗! 이럴수가.."] 갈아타는 구간인 신도림에서 인산인해를 이뤄 한발 자국도 나가기가 힘들다.
나는 초인적인 힘으로 미친사람처럼 돌파하여
드디어 교회와 가까운 지하철 역에 도착 하였다!
역사에서 빠져 나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교회가 있는 그곳으로 달려간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북적이고 있다.
그동안의 고생과 추억 이 영화 필름 처럼 스쳐가며 머리속에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리기 시작한다.
아니 캐롤보다는 영화 가위손 ost 같은 음악 이다.
1년동안 벌어진 엄청난 경험들이 지금 이순간을 통과하여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다른 사람들이 봤을때는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겠지만. 평생동안 이루지 못한 그 모든것에 대한 울분 그리고
내자신을 극복하기 위한 최초의 도전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이제 누군가를 사랑할수 있는
마지막 기회. 여자와 사귈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인내는 괴로웠으며 그 괴로움 만큼 심장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그만큼 절박하고 그만큼 간절했다.
빠른속도로 길거리를 주파해 이제 마지막 오르막을 전속력으로 뛰어 올라간다.
교회가 보이기 시작한다.
평생동안 소망해온 한가지는 소박하게도 여자친구 사귀기!
22년 동안 기다렸고 22년만에 그 기회가 찾아왔고 그기회를 놓쳤다! 다시 그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몇주동안 왕복 3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오가며 최선을 다해 부딪혀 봤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제는 몸도 마음도 극도로 지쳤다.
도로 옆 인도 즈음 에서 더욱 속력을 내었다 계속해서 오르막을 올라갔다.
[" 숨이 가빠온다.. 힘들다 늦으면 안된다! 잘해야 한다! 뭐든 잘해야 한다!
짜증난다 지친다. 열심히 할것이다. 혹은 노력할것이다. 안되면 어쩌지.. "]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괴롭힌다. 전속력으로 교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이 오르막은 왜 끝이 보이지 않는 것 일까.
심장이 뛰고 다리가 풀리며 머리가 아팠다.
아....
이젠...
아아아아아ㅏ아.... !
안할래.
그만.. 그만!!!
포기다.. 됬다. 됬어.. 그래 관두자!!! 될때로 되라!! 난 이 러시안 룰렛에서 손때겠어!!
스트레스가 머리 끝을 뚫고 나와 한계의 한계 지점 까지 다달았다.
집착 욕심 희망 사랑 기타 등등의 감정들에서 탈출했다.
언덕을 달리는 동안 내자신을 모두 버렸다.
드디어 교회 건물에 도착 했다.
["망해도 괜찮고 잘되고 좋다. 모든 집착은 이미 버렸다.
오늘 한번쯤 다른 사람이 되어보자.
뭐 안될 확률이 높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더이상의 후회는 갖지 않는다!
매번 올라올때마다 몸과 마음을 흐트러지게 했던 언덕길.
나는 그길을 상쾌하게 뛰어올라
목적지에 도착했다...
머리카락이 흐트러졌지만 상관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속으로 어떤 문구를 되네이기 시작했다.
["나는 미국인이다 나는 미국인이다 나는 유럽인다. 나는 서양 남자다
영화 속에 나오는 서양남자.. 아니 일상적속에서 여자를 대하는 전형적인 서양 남자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자 유리가 보인다.
유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빠르게 화장실로 들어갔다.
너무도 숨이 가빴거니와.. 바쁘게 뛰어오느라 머리와 얼굴 상태 등등이 엉망이였다.
화장실로 들어가면서 유리도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순간적으로 인식되었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정돈한후. 숨을 골랐다.
여자 화장실에 있는 그녀가 신경 쓰여 감각적으로
남자 화장실 문앞으로 이동하였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된다는 경험이 그쪽으로 움직이게 한것이다.
슬쩍 보니 그녀가 나온다!
자연스럽게 미소지으며 화장실 밖으로 나왔고 그녀와 마주 쳤다..
["나는 미국인이다!!! 치즈 같이 찐한 미국인!"]
뇌에서 강하게 울려퍼지는 외침 이다!
그순간.
그녀에게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 아.. 여기오려고 지하철을 탔는데 신도림에서 사람들이 너무 많은거에요.
꽉막혀서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데
그때 갑자기 생각난것이 연어는 물을 거슬러 오른다. 이게 생각 나더라구.
그래서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틈으로 올라가다 에스컬레이터에 막혀서
그 옆쪽으로 뛰어넘어 왔지... 정말 힘들었어."
과연 내 이야기를 들은 유리와 그옆의 여자애의 반응은?
이거뭐야~ 또는 당혹스러운 표정?
아니다!!
여기서 바로 터져버렸다!
그녀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하더니.. 이내 웃기 시작 한다.
" 꺄르르르"
코드를 이해 한 것이다.
몇 주 동안 뚫어내지 못했던 철벽 같은 마음의 문을 드디어 무너트렸다!
가벼운 마음가짐 과 크리스마스 라는 개방적 분위기, 미국남자로 마인드 컨트롤 한 창의적 발상
가장 중요한 운 까지 도와줬다.
["이제는 세차게 몰아칠 차례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이층으로 올라가 상황을 살폈다
예전과는 달리 가벼운 몸과 마음이다
의자에 앉아 다른여자들이 수다떠는것을 들으며 귤을 까먹는다.
뒤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자 이번에는 그쪽으로 한번 가보았는데 그곳에 초등학교 저학녁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피아노를 꾹꾹 눌러서 치는것이다. 그소리가 단순하면서도 재미 있어서 쭈욱 듣고 있었다.
주위에 그 피아노 소리를 감상해주는 사람은 초등학생 밖에 없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듣고 있었다.
이때 다시한번 살아나는 감각.
["조금 더 있어볼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동이 뭔가 순수해 보이기도 하고 남다른 느낌이랄까
이런생각이 우습긴 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기때문에 그자리에 계속 있었다"]
이상한점은 몸의 감각기관이 장소 전체에 넓게 퍼진 것 처럼 모든 상황들과 아주작은 말소리 까지 전부 감지 된다.
앞을 보면서도 옆이 보이고 상대와 대화 하는 동시에 다른상대의 말소리 까지 즉 동시다발적으로 소리가 들리고 보인다.
몇초후
그녀가 2층으로 올라오는게 보였다.
이쪽을 바라보는 그녀. 나는 시선을 의식하고 쓰윽 빠져서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옆으로온 그녀는 의자에 놓여져있던 양모양의 귀여운 목도리를 내목에 걸어주며 웃는다
["아.... 오마이~ 갓니스!!!!!"]
갑작스러운 느낌 보다 마냥 좋은 기분이다.. 구름이 둥둥 떠가는 기분.
하지만 이때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쓰윽 다가 오더니 내목에 걸쳐져 있는 팔걸이를 빼고는
놀지 말고 피아노를 옮기라면서 일을 시키는것이다
흐름이 끊긴게 아쉬웠으나.
모든 신경이 한곳에 집중 되어 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열려 있어서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넘겼다.
유리 뿐만 아니라 그곳에 있는 아이들, 청소년, 아줌마, 아저씨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대화를 나누었다.
급기아 그들이 접근해오는 현상까지 벌어진다.
정신차려 보니 30대 초반의 아주머니 세분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던중 드디어 크리스마스 공연이 시작됬다
시작은 어떤 초등학생이 섹스폰을 불기 시작했는데 옆을 보니 유리가 의자 두칸 옆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사이에는 빈의자가 있다.
음악이 나오기 시작하자 그녀의 옆으로 한칸 이동 하였다
적극적인 서양 남자라면 당연히 이렇게 했으리라.
귤을 하나 먹다가 그녀에게 건내 준다
지금 못먹는 다는 식으로 말한 그녀는 귤을 먹으면 배탈난다고 말하였다
유리가 다시 말했다.
"저녁은 먹었어요?"
["대답은 어떻게 할까.."]
그녀에게 말했다.
"귤을 한 7개 정도 먹어서 괜찮아요"
["이제 단답형 대답정도야 극복한지 오래 되었다. 조금더 과장해서 재미있게 말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지나
이제는 우리가 무대에 오를 순서이다.
연극이 시작되고 내차례가 왔을때 애드립 까지 섞어가며 완벽하지는 않아도 재미는 있게 연기를 펼쳤다.
사람들의 호응도 좋다.
연극이 끝난다음
제자리로 돌아와 공연을 감상하 였는데 중간에 그녀에게
수염을 붙인 모습을 보여주며 장난을 침과 동시에 눈빛을 교환했다.
모든 순서가 끝난 뒤 그녀가 나에게 다가와 물어본다
"새벽송 같이 하실래요?"
새벽송이라.. 처음듣는 말이다.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새벽송이 뭔가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새벽에 나가 집을 돌며 케롤송을 불러 주는 것이라고 한다.
["아.... 이럴수가... 이게 끝이 아니였단 말인가.. 새벽송인가 뭔가가 또있어??"]
다시 그녀의 맨트를 받아쳤다
"너무 훈훈 하네요. 이런 선진문물이 있었다니 신기하네.."
선진문물이라는 단어에서 그녀의 웃음이 다시 터졌다.
그녀는 어렸을때 부터 새벽송을 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의 종소리가 귓가를 맴돌며 이때부터 그동안 살고 있었던 현실로 부터 떠나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 머리속이 새 하얗게 변하며 앤돌핀 같은 물질이 머리 꼭대기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것이 느껴진다.
머리가 빛이나며 하얗게 부서지는 느낌
["헉.. 이것은 무슨 감각이지?" ]
생전 처음 겪어보는 감각이다. 시원하고 차가운 물질이 정수리에서 온몸으로 타고 내려오는 느낌이다.
이제 그녀와 함깨 새벽송에 가야할 준비를 할시간이 다가왔다.
지금의 심정은 참으로 특별하다.
이 심정을 굳이 비유로 표현하자면
우주를 여행해보는게 꿈인 한 사람이 모든것을 바쳐 평생동안 노력했지만 모든게 실패로 돌아가고
결국 폐인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비행사가 될수 조차 없는 나이가 되었지만
비행장을 방문했다가 실수로 무언가에 올라탔는데 그것이 로켓 이였으며
로켓이 발사되어 우주로 날아오를때 그 로켓의 진동속에서 넋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는 그 사람의
그것이 그나마 지금 나의 심정과 가장 가깝게 표현 될수 있을것 이다.
사실 여기 도착하면서 부터 내가 했던 말들 행동들은 뇌를 벗어나 본능적으로 한것들 이다.
생각하기 이전에 쿨한것 같은 말을 만저 하고 어떤 행동을 하면 뒤이어
어? 왜 이런말을 하지 허.. 이놈은 이런식으로 행동하는 구나 라고 생각이 뒤 따라가는 것 이다.
마치 빙의 된것처럼 누가 날 조종하는 느낌이다.
이제 모든 모임이 끝나 의자를 정리 했다.
어떤 남자 중학생이 스티커를 만지작 거리자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나도 하나만 줄래?"
"아니 그거 말고 레어 아이템으로.. "
자연스럽게 그들과 섞여 대화를 나누던 중 그녀가 옆에 있었고 여기서 한번 더 결정적인 순간이 왔다.
핸드폰에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 그녀가
"아! 핸드폰" 이라고 말하며 내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아 갔다.
그녀는 내 핸드폰의 자신의 번호를 꾹꾹 찍어 눌렀다.
당초 번호를 어떻게든 따려던 계획 이상으로 아니 그이상의 이상으로 일이 잘풀리고 있다
잘풀린다는 표현보다 상상에서 조차 일어나지 못할 최고의 상황이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거기에는 말솜씨와 감각적인 센스가 연쇄 반응을 일으킨 덕도 있을 것이다.
위에서도 밝혔지만 누구에게나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며 들어갈때와 나올때를 적절히 판단하고
활로를 뚫어내는 모습은. 마치 신들린 사람처럼 믿을수가 없었다.
크리스마스의 모든 순서가 끝나고 주위가 정리 되자
갑자기 할일이 없어지는 순간이 왔다.
그공간에 그렇게 계속 가만히 있으면 쌓아온 이미지에 손상을 줄수있다.
저쪽에 혼자 앉아서 멍때리고 있는 유리가 보인다.그리고 옆에 누가 껍질을 벗겨놓은 듯한 귤이 하나가 놓여져 있다
그앞으로 다가가 귤을 가만히 처다 보고 있는다.
그것은 귤을 매우 좋아한다는 이미지를 심어놓은 상태에서 누가 먹다만 귤 앞에서 그것을 간절히 처다보는 즉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일종의 코미디 였고 그녀는 또한번 "까르르" 웃으며 말한다.
" 귤 너무 좋아하나봐 "
그녀에게 말했다.
" 귤도 그렇지만 원래 과일을 좋아해 냉장고에 쌓아놓고 먹는편이야"
이때 키가 작은 아줌마가 아이를 앞에도 안고 뒤에도 맨 상태로 서있었다.
유리가 그장면을 보고 웃으며 대단하다고 말했다. 모두들 시선이 그쪽으로 몰리자
나도 그것을 보고 이런말을 했다
"어머니는 강하다!"
유리가 순간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누가 말한거야? "
순간 전대요 라며 말을 다시 높이고 찌질한 표정으로 대답해 버렸다.
말을 놓다가 갑자기 일치되지 않는 행동을 한것이다. 언어적으로도 그리고 비언어적으로도 일치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녀의 표정이 조금 일그러지며 무슨 존대를 하냐는 뉘앙스가 담겨있는 느낌으로 나에게 말을 놓으라
이야기를 하였다
순간 아찔했으나. 잘넘겼다.
이제 드디어 드디어...
교회 건물 밖으로 나가 새벽송을 할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