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대표 운빨 자칭 PUA에서 이제 수습트레이니(처음에 트레이니...라는 글을 보고 오타인줄 알았는데,
트레이너보다 하위의 직급이 트레이니...라고 한답니다^^)라는 신분으로 여러분을 찾아뵙는 소.지.로 라고 합니다
픽업을 접한 이후 계속 솔플만 해오다가 얼마 전부터 파티플레이를 하게되어 픽업에 대한 재미와 열정이 더욱 커졌습니다^^
못난 형과 같이 달리느라 고생하는 반올림(키노대왕.. 이빨 드러내기의 귀재), 로렌트(극강 AA의 소유자.. State떨어지는 속도는
가히 대한민국 으뜸..), 각설탕(재야의 숨은 고수.. 실력자이면서 끝까지 아니라 발뺌하는..), 그리고 저희랑 파티플레이를
펼치진 않지만, 근래 알게 된 똥참은지55년 형님...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봅니다^^
근간 왜 바쁜지 모르겠지만 좀 바빠서 필레 업로드가 늦어진 점을 자책하며.. 서두는 이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때는 지난 달 말이었으니.. 정말 오래 되었군요 ㅠㅠ 날씨가 꽤나 쌀쌀했던 주말 그루밍을 하고 건대로 솔플을 뛰러가기 위해
집에서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던 중에 사거리 신호등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유니크한 외모의 HB가 저를 지나쳐갔습니다..
얼핏 봤지만 제 스카우터에 찍히는 점수는 7점이었습니다 어머 이건 어프로치 해야해! 라는 맘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
바로 뒤따라가서 오픈을 하는데..! 이게 웬걸.. 외국인입니다.. 금발에 벽안.. ㅇㅅㅇ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문장이라도 몇개 만들어 오픈을 했을텐데 갑자기 무방비 상태에서 문장을 만들어 내려니
정말.. 막막하더군요... 있는 실력 없는 실력 다 짜내가며 말을 했습니다.
SOJIRO : Hey I'll tell u something
(저기요, 할 말이 있는데요)
HB : What?
(네?)
SOJIRO : Mmm.. The fiIMFGLC VIP 부트캠프 time when I saw u.. I shoulda known to I have to tell u.. Uhm.. So..
(음... 그 쪽을 처음 봤을 때,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저... 그러니까...)
정말 무지하게 버벅거렸습니다. 나름대로 외국어에 관심이 좀 있어서 일상대화 조금은 할 줄 아는데
외국어로 어프로치를 할려니 느낌 전달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서 한참 허둥대다가 에라 모르겠다 싶어
그냥 막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계속 HB옆에 붙어서 걸으면서 얘길 했는데 제가 하는 말을 유심히 듣더군요.
뭔 소린지 몰라서 그랬는지 아님 어트랙션이 먹힌건지.. 전자겠지요 ㅋㅋ
SOJIRO : Mmm.. It's hard to explain.. Really hard.. I wanna know u.. So I mean.. Gimme your number!!
(음.. 설명하기 힘드네요.. 정말.. 알고 지내고 싶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번호주세요!!)
HB : ㅡㅅㅡ
당황하는거 같지도 않고 딱히 IOI가 나오는 거 같지도 않은 표정으로 번호를 찍어 달라는건지 자기 핸드폰을 내밀더군요..
그래서 제 번호를 찍고 제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 확인 후 이름을 저장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사상최대의 어벙한 어프로치가 마무리 되고 연락하겠다고 한 뒤 헤어졌습니다.
그 어벙한 샵클 후에 한 열흘 가량 폰게임을 진행했는데 정말 이렇다 할 내용이 없네요. 그냥 일상에 대한
시시콜콜한 얘기들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연락을 이어오다가 너무 오래 끌면 처음봤을 때의 이미지가 사라질 것 같아
(사실 오래 끌면 안되는 이유는 어프로치부터 애프터까지의 시간이 길어질 수록 어트랙션이 옅어지기 때문인데
이 경우에는 어트랙션이랄게 처음부터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그냥 더 이상 지체하다간 HB가 제 얼굴을 잊어버릴 것 같아
애프터를 잡은 겁니다 ㅠ) 애프터를 잡아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HB는 저희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혼자 살고 있는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영국에서 작년 7월에 한국에 왔고 대학교 어학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는 나이가 저보다 8살이나 어린 친구였습죠. 예.. ㅇㅅㅇ;
평일은 저도 일하느라 바쁘고 그 친구도 학교 공부와 과제로 시간이 많지 않아서 토요일 저녁으로 시간약속을 잡았습니다.
장소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곳.. 사거리 횡단보도였죠. 장소 얘길 하니 우리 꽤나 많이 걸었다며 웃더군요..;
암튼 그렇게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역앞에서 만나 룸식 술집으로 이동했습니다. 애프터 장소가 집에서 10분 거리라니..
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ㅠㅠ
HB와의 폰게임 도중 캐쥬얼 토크 에서 소주는 너무 써서 싫고 맥주는 어느 정도 좋아한다고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술은 맥주를 고르고 안주를 고르라 했는데 자긴 저녁에 원래 음식을 먹지 않는답니다..
그냥 제가 먹고 싶은 새우튀김과 맥주 3,000cc를 시키고 게임 스타트 버튼을 눌렀습니다.
트레이니가 되기 이전 IMFGLC 기본 이론 세미나의 수강생이었기에.. 모든 게임의 형식은 IMFGLC 기본 이론를 따라 진행했습니다.
사실 IMFGLC 기본 이론 말곤 다른 게임 진행방법도 모릅니다.. 창피한 일이지만요..
-처음 봤을 때 내 이미지가 어땠냐
뭔가 커다란 사람이 와서 이상한 말을 하는데 번호 달라는 말은 확실히 기억한다. (뭐.. 작은 편은 아닙니다 다행히도)
-길거리에서 남자들이 말 많이거냐
아무래도 외국인이다보니 그때 같은 경우는 많지 않다.
-번호 물어보면 바로바로 이렇게 잘 주는 편이냐
내가 그렇게 보이냐. 맘에 안들었으면 말도 안듣고 그냥 갔을거다.
등등의 초반 대화가 있었습니다
D-B-T-S 를 해야하는데..
이걸 영어로 할려니 환장하겠더군요.. BSQ, BSP, DDA.. 패턴들만 집에서 영어로 만들어서 달달 외워뒀습니다.
포싱 시전시나 IOI흘릴 때나 패턴은 써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좀 오래 된 일이기도 하거니와
우리말이 아닌 딴 나라 언어로 진행을 했던 게임이라 세부 대화내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아
기술하지 못하는 점 양해부탁바랍니다 (__)
영어라는 커다란 장벽 때문에 교안대로 진행은 못했지만 여기서 이걸 뒤집어 생각하면 다른 쪽으로 활로가 뚫립니다.
저도 몰랐다가 화장실 갔다온다하고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며 게임 진행 방향에 대해 고심을 하다가 떠오른건데..
( 여기서 센스있는 분들 이시라면 아셨을 겁니다 ) 입으로 안되면? 바로 몸짓입니다. 바디랭귀지. 즉, 비언어적인요소에
좀 더 치중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내 눈빛과 손짓, 몸짓으로 하고 싶은 말의 뉘앙스를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가 원하는 만큼 전달이 되진 않았겠지만요.. 감히 횟수 운운 할만큼의 게임 경험이있진 않지만 여태껏 진행해온 게임들 중
비언어적인 요소에 이렇게까지 심혈을 기울여 게임에 임해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게임에도 이 때의 마음가짐과 느낌을 잊지말고 항상 적용해야겠다고 지금도 다짐합니다.
다시 게임으로 돌아가서.. 말씀드렸다시피 언어의 장벽이 꽤나 컸기에 제 나름대로의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포싱, 캐쥬얼토크, 자격박탈 이 세가지에 치중을 하기로 마음먹고 진행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포싱단계는 IMFGLC 기본 이론 수강생분들은 당연히 아시는 내용이고, 굳이 세미나 수강을 안하셨더라도
어느 정도는 다들 알고 계시는 형태로 진행을 하였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꽤 만족할만큼의 IOI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받아낸 IOI를 바탕으로 라포르 구축과 컴포트 쌓기를 진행하고.. (이 때 맥주를 아마 반 정도 비웠을 겁니다.. 제가 그 중의
3분의 2를 마셨죠.. 희한하게 맥주는 안취하더라구요XD)
그리고 제가 정한 마지막 단계.. 자격박탈! 라포르 브레이킹!! 예상은 보기좋게 적중했습니다.
SOJIRO : I think you're a pretty good person and.. I like u a little.. But you're..(뜸 좀 들이구요)too young.
(내 생각에 넌 꽤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그리고 니가 좀 좋기도 하고.. 근데.. 넌 너무 어려)
HB : WHAT?!
(이건 해석 안해도 아시죠? ^^)
HB와의 폰게임 도중 서로의 나이차이가 좀 난다는 걸 서로가 알게되고 HB에게 제가 나이는 별로 중요치 않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 얘기에 발끈했는지 갑자기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예전 카톡 대화내용을 보여주며 이건 뭐냐고 저에게 따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원하는대로 아주 잘 흘러갑니다 ㅋㅋㅋ 마지못해 인정하는 척을 조금 하다가 다시 한 번..
SOJIRO : Yup I did.. But it's.. Hah how can I supposed to do.. No, you're too young..
(응, 그렇게 말했지.. 근데.. 아..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안돼, 넌 너무 어려..)
HB : Why did u say that? I can't undeIMFGLC VIP 부트캠프and! U told me age is just number!!
(왜 그런식으로 얘기하는건데? 이해를 못하겠어! 나이는 그냥 숫자라며!!)
SOJIRO : ...
HB : Tell me anything!
(뭐라고 말 좀 해봐!)
SOJIRO : Can.. u do this?
(할... 수 있겠어?)
HB : Do what?
(뭘 해?)
SOJIRO : Relationship wiIMFGLC 강사me..
(나랑 사귀는거..)
HB : (말 없이 고개만 끄덕거립니다)
아이컨택을 몇 초간 지속하다가 제가 옆자리로 갔습니다. 물론 오라고 해도 바로 왔을거란 확신이 있었고
굳이 확인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 번 아이컨택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긋이 쳐다보다가
고개를 떨구고 피식 웃으며 다시 쳐다봅니다. 왜 웃냐고 묻더군요. K-close로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먼저 떼니 HB쪽에서 덮쳐오는군요. 이번에도 제가 먼저 뗐습니다. 왜 떼냐고.. 자기랑 키스하기 싫은 거냐고 묻는 HB..
너무 빠르다고 했더니 제가 자길 그렇게 만들었으니 제 책임이랍니다 ㅇㅅㅇ 이런 합리화도 있군요;;
이정도 출력이면 완성이라 생각이 되어 Bounce 칠 준비를 하고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으니 HB도 알아서 옷을 챙겨입는군요^^
말이란게 필요없는 순간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닫고 혼자 피식 웃어봅니다.
혼자 사는 HB라 했으니 거기서 오늘의 게임에 마침표를 찍을 요량으로 너희 집 가서 간단히 맥주나 한 잔 더 하고
얘기 좀 더하자는 명목으로 제의를 했습니다. 근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망설이는 HB.. 내가 게임진행 어딘가에서
ASD를 건드렸나 싶어 혼자 빛의 속도로 복기를 해보지만 짧은 영어로 빨빨거리며 진행했던터라 잘 기억이 안납니다..
그리고 아는 척 넘어간 게 대부분이지만 HB가 하는 말 중에 50%이상은 뭔 소린지 몰라서 그냥 웃고 말았던 것들이었기에
복기는 더 힘듭니다;;
싫다는 소린 않길래 그냥 안내하라고 하고선 HB를 따라갑니다.
맥주를 사려하니 자기는 더 마시면 취할꺼같다해서 그냥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곤 고대하던 HB의 집에 들어섰는데..
이게 뭔 일인지.......
난장판도 난장판도 이런 난장판이 없습니다 ㅋㅋ
이래서 망설였답니다 ㅋㅋㅋ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방정리를 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침대에 누워 K-close를 하다가
분위기가 오르고 궁극의 F의 영역으로 들어서려는데..!
제지합니다 ㅡㅂㅡ
왜냐고 물으니 안된답니다
그니까 왜 안되느냐고 물으니 그냥 안된답니다. 그냥 안되는게 어딨냐고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
안되는건 안되는거랍니다 ㅡㅡ 이 뭐..;
자기 내일 일찍 나가야 할 일이 있다고 빨리 자야한다는 HB..
말이 자유롭게 통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든 해보겠는데
'Just I can't' 만 반복하니 도리가 없었습니다. 알았다고 하고선 나와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키힝..
새가 됐지만 계속적인 연락과 일주일 후의 리턴매치를 통해 결국은 F-close에 성공했습니다. 그 때 무조건 안된다고 한 이유는..
그날이었다는군요. 그날이 더 안전한건 알지만 정말 보여주기가 싫어서 그랬다고 이해해달라는 HB..
남자들끼리 모여서 술마시고 여자 얘기로 꽃을 피우다보면 이런 얘기 나오는 경우가 있죠..
비속어로.. 백마 어쩌구 하는.. 정말 인생의 로망 중 하나였는데..
친구녀석에게 이 얘길 하니 자기 배신하고 혼자서 백마랑 했다고 씩씩거리는 걸 보면서..
왠지 모를 약간의 흐뭇함을 느끼는 저였습니다.
물론, 픽업아츠를 제대로 사용했다 생각하진 않지만.. 픽업을 접하지 않았던 예전의 저라면
그런 상황에 국면했더라도..
아, 쟤 괜찮다.. 저런 애랑 말 좀 섞어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만으로 그치는 인생이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