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을 왜 하시나요?
저는 픽업을 배우고 요 근래 참 많이 변했고,
변한만큼의 결과를 얻고, 그정도 실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두번째 에프터는
그런 제 생각을 산산조각 내는 에프터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무기력하고 바보같은 모습의 저.
이전의 제 모습은 뼛속까지 새겨져 오늘.
다시 제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이전에 엠클 이라 생각했던 아이를 만났습니다.
저보다 연상이고 첫 에프터 당시 니생각하면 잠이 안올까봐 라는 답문을 받았던
일전 필레에도 쓴 아이이지요.
총 2주동안 아주 간간히 연락을 하고 약 1주 전부터 잠수를 타서
최후의 통첩을 날리고 반응이 와 다음날 전화로 에프터를 잡았습니다.
나 잠수타는거 안좋아하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연락없는거면
나랑 안보겠다는걸로 받아들일께.
라고 보냈지요.
그러고 오늘 에프터를 하기 전까지 참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3D 트랜스포머3 를 보기로 했는데,
시간이 참 애매하더군요.
20시 좀 넘어서 하는 것 과, 21시30분에 하는 두 개 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결국 21시30분에 하는걸로 선택하고,
그 전까지 진도를 빼 놓고, 영화가 끝나고 바운스치려고 했습니다.
비오는 날 밖에 나가는걸 싫어하는 아이인데도,
오늘 비 정말 많이왔는데 나올 맘을 먹고,
나온 아이였지만 어찌된게 손 도 안잡고 오히려 더 멀어진 느낌이더군요.
사실 전체적인 게임진행을 생각해두지는 않았습니다.
HOTVS 와 BSP, BSQ, DDA 패턴, 이너게임, 섹슈얼 아우라 정도만 생각하고 나머지는
프리하게 진행하려 했습니다. 제 자신만의 매력으로 승부를 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두번째 만남인데 첫 날 과 같은 흐름으로 게임을 진행하기도 그랬구요.
영화시간이 21시30분 인걸 알았어도 아이에게서는 부정적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늘 말을 줄이고 진중하게 나가 컴포트, 딥라포를 쌓는것에 중점을 두려했구요.
혜화에서 만나 대학로를 돌아보고 카페에서 얘기하고 영화를 보러 가기까지
별 말 없이 그냥 진행했습니다.
대화가 끊기면 아이가 먼저 대화를 이었지요.
하지만 전 원활한 질문이나 대화 주제를 제시하지 못했고
대화가 끊어졌다 이어졌다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고민때문에 잠수를 탔다고 했는데
그걸 물어보니 대답을 피하네요.
손잡으려고 손을 내밀고 손! 이라고 해도
첫 날 처럼 손을 잡지 않고 계속 싫다고만 하는 등 해서 저도 말 없이 IOD 주거나
그래서 더 대화가 적었던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더 많아, 여자친구가 더 많아?
남자친구랑도 카페 자주 들리겠네?
그럼, 그 남자 친구하고 카페에 올때도 지금처럼 먹여주고 그래?
로 BSP 겸 포징 IOI 사용,
니가 먹여달라며 라는 대답이 나와서 흘리고나니
저에게 같은걸 물어보네요.
이후 감성적 대화도 진행하지 못했고,
대화가 자주 끊기니 아이가 대화가 끊기니까 참 어색하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거기에 저는 나는 괜찮은데 너는 어색하냐 라고 물었고,
나는 원래 말이 별로 없다.
저번에 봤을때는 내가 말을 많이 했으니,
이번에는 내 얘기보다는 니 얘기를 듣고 싶다.
솔직히 나는 니가 잠수탈때 걱정했고,
그간 니가 뭐하고 지냈는지도 궁금한데 너는 아닌것 같아서 좀 그렇다.
라는 식으로 진심전달을 하니 그럼 물어봐라 라는 식의 대답을 하네요.
손 뿐만 아니라 입술을 닦아 주는 등 스킨쉽을 하려고 하니 싫다 그래서
SDQ 식으로 나는 솔직한 여자가 좋다 라는 스크리닝을 걸어서
대화를 했으나, 별 달리지는게 없는 아이.
성적긴장감을 조성하기위해 아이컨택을 했더니
느끼하단 소리를 들었구요.
당시에는 여기서 더 주도적으로 키노를 타기도 좀 그랬고,
역픽업이 목표였기에 내 주도하에 그렇게 키노를 타는게 좀 아니라 생각이 들었지만,
또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과감하게 손을 잡는게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너게임, 섹슈얼 아우라, 확고 등 에 의하면)
제가 키노를 탄다고 상대에게 허락과 동의를 구한 꼴이 되어버린 거지요.
이후 부터 영화볼때까지 게임은 제자리 걸음이었고,
영화 중에도 손 달라는 제스츄어에 불응.
저도 짜증나서 그냥 영화에 집중하면서도 틈틈이 아이의 손 을 힐끔힐끔 봤습니다.
니디하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내 행동이 지금 얼마나 니디한지.
내가 손을 잡고싶다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고 드러내지는 않아도
바이브로 감정을 구걸하는 모습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너무 열받아서 그냥 나와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화보면서 졸기까지 했네요.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시간은 12시가 넘었는데
같이있자고 했더니 한사코 집에 가겠다는 군요.
설득하거나 니디해보이기 싫다보니 별 다른거 없이
진심전달로 오랜만에 봤는데 좀더 얘기하고 싶다 했지만
오늘은 늦었으니 담에 보자라네요.
이때 진심전달을 하는 제 모습은 감정을 구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먼저 아이를 보내고
담배하나를 다 피고, 다시 전화를 걸어서
차 탔냐 물어보고 다시 올라와라. 오늘 같이있고 싶다.
라고 참 니디하게 감정을 구걸했습니다.
대답은 역시나 안된다 였구요.
오늘의 제 모습은 아무런 매력도 없는
그저 말 없고 상대에게 마구 흔들리는 AFC 였습니다.
난 이런 감정을 느껴, 너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껴줘, 그랬으면 좋겠어 라고 울부짖는
바보같은 AFC 였죠.
착잡했습니다.
픽업을 배우고 나름 성과를 내고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고작 두번째 만남에서 밑천 다털리고 더이상 내 매력이 유지되지 않았으니까요.
나는 내 본질적인 매력을 키운게 아니라
그저 와꾸와 첫 날 에프터를 위한 방법만을 배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정한 저 자신은 결국 변한게 아무것도 없다. 고 느꼈습니다.
세마나와 워크샵을 합해서 5번의 강의를 들었고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제 진짜 모습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였습니다.
너무나 바보같아 억울하고 슬펐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작 두번째 만남만에 매력이 다 털려버리는 모습.
감정을 구걸하는 모습.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는건 왜 이리도 힘든걸까요.
변화 라는건 왜 이리도 힘든걸까요.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 왜 이리도 힘든걸까요.
울고싶었습니다.
그러던차에 인큐버스님께 카톡이 왔고,
저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생전 처음 얼굴도 모르고,
문자도 몇개 안주고받은 인큐버스님께 말그대로 울듯이 카톡을 해댔습니다.
못난 모습..
그런 저에게 인큐님은 진심으로 조언을 해주시고,
다독거려주었고 그덕에 바닥까지 침몰했던 기분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인큐버스님과 친해지게 되었는데,.
바보같은 제 모습이 안쓰러우셨나봅니다. ^^ ...
아이는 떠나보냈습니다.
^^ 비오는데도 나올 맘 먹어줘 고맙고
오늘 재밌었어.
조심히 들어가고 비가와도 오늘처럼 항상 밝은 모습해
라고 보냈습니다.
이렇게 보내는것 자체가 영 아닌 행동이라 생각하면서도
이 아이에게 다시 흔들려버릴 제 모습이 두려워 번호를 삭제하고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아니, 이렇게라도 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감정을 구걸하고 싶었습니다.
ㅎㅎㅎ
지금까지 저는 픽업을 잘못 배웠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픽업과는 안녕 - 하며 떠나보내고
본질적인 제 자신이 변하기위해 다시 픽업을 배워야 겠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건 변화 이고.
그러기 위해서 픽업을 배우는 것이니까요.
고작 두번째 만남만에 밑천 다 털리고 바닥까지 드러나는 매력은
제가 바라는 모습이 아니니까요 .
P.S 여러분은 .. 얼마나 많이 변하셨나요 ?
항상 힘이 되어주는 귀여운 데모닉 ♥
저 역시 요즘 한없이 나락으로 빠져들어 허우적 거리다가 겨우 나왔네요.
나락으로 떨어졌던 만큼 다시 올라오면서 한꺼풀 벗겨낸 것 같습니다 ^^
원래 사람이란게 계속 올라갈 순 없는거잖아요 ^^. 같이 쉬다가 더 높이 올라가요! ㅎㅎ
추천드립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