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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 12:24

청소년들이 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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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군산지회가 주최한 문예공모전에서 수상한 청소년들의 시 (고등)진짜 무서운 이야기 (이선진)정말 꿈이 많은 아이였습니다.의사도 가수도 화가도 하고 싶었어요.나중에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서 성공해야지,그 아이는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아이도,어른도 아닌 나이가 되자그 아이는 변했습니다.아니, 그 아이를 변하게 했습니다.매일 공부만 하랬으면서, 틀에서 벗어나면 호되게 혼냈으면서,창의적인 사고를 해야 한대요.아무 생각 말고 공부만 하랬으면서, 좋은 대학 가면 다 된다면서,진로를 정해 나아가야 한대요아이는 혼란에 빠졌습니다.반짝반짝 빛이 나던 세상에서이젠 더 이상 어느 빛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의사도 가수도 화가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는 아이였지만난 이제 아무것도 못 해,그 아이는 생각했습니다.정말 꿈이 많은 아이였습니다.붙박이 별 (송혜인)달은 자꾸만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는데나는 아직도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이곳은 너무도 황량합니다.시리고 너무도 강한 눈발에 눈 앞이 막막합니다.내가 찍어온 발자국들은 거센 바람과 매몰찬 눈보라에 묻혀버립니다.나는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 없어 겁을 먹고 수줍은 전학생처럼 머뭇거리기만 하며 매일 밤 달을 보냅니다.주저앉고 싶을 때면 칼바람이 내 뺨을 때립니다.포악한 북극곰이 언제 달려올지 모르는 공포도 날 일으켜 세웁니다.그래서 난 목적지도 깃발도 없이 무작정 앞으로 나아갑니다.고된 길입니다.머리 위에 떠있는 저 잘은 나를 비웃듯 자꾸만 차고 기우며 나를 옥죄어 옵니다.나는 울고만 싶습니다.하지만 너무 추워 눈을은 곧 얼음이 되어 떨어집니다.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나의 처량함이 딱딱하게 얼어붙어 쓸립니다.문득 위를 다시 올려다 봅니다.그곳에는 언제나 나를 같은 자리에서 비추는 붙박이 별이 있습니다.달과 바람과 눈발과 북극곰에 비해 너무도 멀고 작은 빛이지만,그것만은 언제까지나 나를 향한 따스한 눈빛으로 방향을 나지막히 일러줍니다.작은곰자리는 언제까지나 나의 터빈을 돌려 줄 것입니다.나는 다시 일어나 얼음길을 밟습니다.언젠가 나도 북극성이 되기 위해.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박소리)서점에는 기탄잘리가 없었어아빠의 혓바늘은 몇 달째환하게 북적이는 롯데마트버스에는 스마트한 사람들빙글빙글 도는 세상잘난 사람 차고 넘쳐나는 책상 앞에 앉아전교 1등 옆집 언니국립대 꿈도 꾸지 말라는 담임취업률 100% 보장간호학과 지망생 주은이야간 자율학습 끝난 지방 도시 밤하늘타다 남은 재를 뿌려스스로 숨어버린 것은 아닐까늘 그 자리 고요하게시리우스'연꽃이 피었던 그날 아아, 내마음은 헤매고 있어 나는 이를 알지 못했습니다.'활자는 메아리되어 햇살처럼 나를 안는다.

어느 구보씨의 일일 (김태언)등교저 높고 높은 벽이란 것을 넘어 세상에 뛰어 들어보겠다고연장과 작업복을 집어들고 새벽 공기 속으로 파고든다.공부활자가 가득한 노동 설명서를 읽으며 시작하는 하루,죽을 때까지뼈와 살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 단순한 글자들을머릿속 이리저리 끼워 넣는다.아, 단 한번도 가습에 닿지 못한무모한 지식들이 의식을 잠들게 하다.사랑 네 마음 속에 있는 그 비옥한 토지를내게 좀 나눠 주지 않을래?그곳에서 너와 함께 농사짓고 싶구나.이 정오의 나른함이 주는 세계에서너와 함께 노래하고 싶구나달콤한 전원의 꿈을 영영 깨고 싶지 않으니어김없이 찾아오는 저 채찍과 고함의성난 사자를 제발 멈추어다오.반항침묵이 금이라면금을 거절하겠소과묵이 은이라면은마저 거절하겠소차라리 제멋대로 굴러다니는 흔한 돌멩이를 따르겠소당신의 영토로 나의 영혼을 강요하지 말 것반성공부를 위해서 살다가달라지는 풍경을 보지 못하고사랑을 느끼지 못하고아픔을 듣지 못했구나숨막힌 할당량에눈치만 살피면서오직 자신을 위해 살아가니나의 마음은 안으로만 열리고나의 귀는 입만을 향하는구나나의 눈은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구나.사랑한다, 사랑한다,저 현실의 벽, 온통 문자로 도색한 작업장,내일을 걱정하는 멘토들을......그네들의 강요된 언어들에 숨은사랑의 소리들이 들린다부정의 노래를 긍정으로내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며지친 잠에 입맞추다


초등학교 다닐때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그렇게 애를 잡아가며 교육시킬 필요가 있을까?

내 인생이 부모님의 것이 아니듯,
내 아이의 인생도 내 것이 아닌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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