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98 추천 수 6 댓글 2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삼국지에서 유비는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입버릇처럼 이야기합니다.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잡기 위하여 큰 뜻(!)을 품고 함께 하자."

 

얼핏 들으면 마음을 감화시키기에 상당히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그 "뜻"대로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늘은 조조의 편을 들어주었죠.

 

삼국지를 보는 이들은 아래와 같은 여러가지 관점들을 간과하게 됩니다.

 

 

 

*

"관찰자의 편파적 시각."

 

대부분의 삼국지 이야기는 유비를 좋은 사람으로 부각시키는 관점에서 쓰여졌다는 것입니다.

 

 

 

*

"실제 결과."

 

큰 뜻을 품었던 유비와의 외침과는 다르게,

실제 기록을 찾아보면 조조의 통치 하에서 살았던 백성들이 더 나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전쟁을 하면 늘 모범을 보여 앞장을 서고,

신하들을 위해서 책을 편찬하기도 하고,

백성들을 위해서 시를 짓기도 하고,

여러가지 제도들을 만들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시도들을 하였다고 합니다.

 

 

 

*

"구성원들의 행복과 리더의 인격간의 상관관계."

 

지도자의 인격이 구성원들 및 그로부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행복과 간접적인 연관성이 있을 수는 있으나,

직접적인 연관성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도 리더십을 행하는 자리에 오르는 순간,

사람들의 평가를 받는 도마 위에 오르게 되고 그 압박에 못이겨 한순간에 추락하게 되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

 

저의 짧은 식견일 수도 있습니다만..

제가 느낀 바에 의하면,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능력도, 인격도 아닙니다.

 

능력 없는 리더십은 맹목이고, 인격 없는 리더십은 공허합니다.

능력과 인격 둘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무언가가 있습니다.

 

그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

그리고 다른 뜻을 가진 사람들을 한없이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자신의 뜻은 큰 뜻이고, 타인의 뜻은 작은 뜻이다?

 

이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이미 스스로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며,

리더십의 본질을 왜곡하고 적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

결론적으로 유비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큰 뜻"이라는 것 또한,

결국 자신의 주관적인 입장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그 또한 자신이 말하는 큰 뜻을 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부작용과 주위의 불만, 희생 등을 야기했을 것입니다.

 

애초부터 큰 뜻이란 인간이 정하는게 아닙니다.

 

조조는 그걸 알았죠.

삼국지에 보면 실제로 그런 대사가 나옵니다.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고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다행히 하늘은 아직도 나를 져버리지 않았구나.."

 

그는 나중에 황제가 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위에 오르지 않습니다.

 

허나 늘 부하를 앞세우기 좋아하는 유비는 이와 같은 생각을 했을 틈이나 있었을지 과연 의문이네요.

 

마치 자신이 올바른 세상을 바로잡기 위하여 큰 뜻을 세웠다는둥..

이런 허풍 떨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면..

 

장기적으로 그 사람들이 하는 실제 행동들과

그 행동들이 미친 결과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진짜 큰 뜻은 하루 아침에 판명나는게 아닙니다.

그 어떤 위대한 역사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적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삼국지에 보면 조조가 자만심 가득한 캐릭터로 비치고,

유비는 겸손하고 덕이 높은 캐릭터로 비치는데,

현실은 그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실제로 배우는 태도를 갖지 않으면 조조만한 식견을 갖기도 어렵고,

그러한 자리에서 목숨을 유지하기도 사실 어려울 뿐더러,

하물며 자수성가를 통해 사람들을 손바닥 쥐었다 펴는듯한 정치력을 지니기는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특히,

제가 경험적으로 깨달은 바에 의하면,

적을 한 명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손해보는 척 하면서 원하는 어떤 것을 얻어내려고 하는,

아주 음흉하거나 사기꾼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인간관계를 오래 유지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질타를 받으면서 소신을 지켜야 한다거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는데,

위와 같은 사람들은 이러한 입장을 취하기는 커녕,

기회주의적으로 행동하는 경우를 저는 너무도 많이 봐왔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일개 인간에 불과하면서 하늘의 뜻(天命)을 품은마냥 고상하게 행동하는 유비야말로,

진정 자만심 가득한 캐릭터일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로,

유비는 물론이고 그 주변의 인물들(관우, 장비 등) 또한 여러 훌륭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만심으로 인해 줄줄이 파멸로 치달았죠.

 

여러분이 하늘에 있는 신이라면 누구의 편을 들어주시겠습니까?

제가 신이어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조조의 편을 들어주겠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진실된 노력의 기반 없이 위와 같은 행동의 우를 계속해서 범했다가는,

본인 스스로 불리한 사회적 추진력을 발생시켜 화를 입게 될 수도 있음은 물론,

진짜 하늘의 대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유비, 조조 어느 쪽을 옹호하는 입장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사자들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료들을 근거로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했을 뿐이며,

이 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 ?
    moondancer 2012.01.01 22:15
    이단헌트님과 지내보면서 이단헌트님을 지켜보
  • ?
    엔지 2012.01.01 22:29
    “조조는 다그치지만 나는 너그러우며, 조조는 사납지만 나는 어질며, 조조는 속임수를 쓰지만 나는 정성스럽다.” 실제로 유비가 선전했던 말. 유비는 유비 스스로 자신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댔었다고 하죠.
  • ?
    만류귀종 2012.01.01 22:49
    이런 글을 적을 수 있다는게 대단합니다.
  • ?
    라쓰 2012.01.01 22:58
    잘 읽었습니다.
  • ?
    뎁콘 2012.01.01 23:07
    반성합니다
  • ?
    bluepk2034 2012.01.01 23:11
    글이 상당히 짜임새있고 설득력있네요.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 ?
    소지로 2012.01.02 00:01
    실제 정사의 삼국지는 그렇지 않지만 '삼국지연의'에는 촉한정통론의 색이 좀 짙죠.. 조조를좋아하는 저로서는 좀 씁쓸한 편..
  • ?
    치즈샌드 2012.01.02 10:55
    아직까지 삼국지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 두 인물이 엄청난 매력을 갖고 사람을 끌었기 때문이겠죠..
    그런 매력을 갖추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PUA가 될때가지 모두 파이팅!!
  • ?
    미스터프린스 2012.01.02 10:59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습니다.
  • ?
    잠룡 2012.01.02 11:19
    견해가 조금은 다르네요^^ 우선 하늘은 유비와 조조 그 누구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죠 천하를 제패한것은 사마가가 되니까요 또한, 유비에 대한 평가가 과하게 후하며 조조에 대한 평가는 아주 나쁘다는 사실은 저도 공감하는 편이지만, 어느정도의 인더과 기본 소양이 갖추어 지지도 않았는데 당대의 최고 기재인 제갈량, 관우, 장비, 조운과 같은 인재들이 그를 따랐다고는 생각지 않네요. 물론 헌트님 역시 유비에 대해 큰 악감정은 없으리라 보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인덕이란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기에 저는 유비를 나쁘게 평가하고 싶진 않네요ㅎ
  • ?
    잠룡 2012.01.02 11:22
    다시 읽어보니 유비 같은 자가 현실에선 ~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내용이었네요 잘못이해한듯 합니다ㅋ
  • ?
    하울 2012.01.02 17:19
    전 유비를 좋아하는데요 ^^ 크크 그래도. 이런 시각으로 삼국지를 생각해본적은 없었는데. 정말 좋은글이군요. 유비의 헛점이라...추천 누릅니다! 이글을 보니 문득 이런 생각도 떠오르더군요. 사실 조조와 유비는 서로를 존경하는 친구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봅니다. 비록 싸우는 입장이였지만. 서로를 인정했었던것 같습니다.
  • ?
    액셀러레이터 2012.01.02 18:59
    새해맞이 깊은 글 감사합니다.
  • ?
    Bull 2012.01.02 20:05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비를 좋은쪽으로 보고 삼국지를 읽을텐데...
    선입견이라고 해야하나요 .. 시각의 차이가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 ?
    유니콘돔 2012.01.02 20:58
    우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이네요
  • ?
    철이에요 2012.01.02 21:10
  • ?
    뚜기꼬맹이 2012.01.03 01:05
    이문열의 삼국지를 다시 읽어보고싶내요 ^^
  • ?
    벤힐 2012.01.06 00:08
    음...
  • ?
    싸마트 2012.01.29 21:03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항상
  • ?
    고고씽 2012.01.30 05:50
    많은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이네요ㅋㅋ
  • ?
    sldjaak1004 2012.02.05 11:11
    인간들은 항상 인생이란 하나의 문제에 대해 답을 내기위해 저마다 겪은 경험과 관점으로 해석해 정의하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 , 그사람들이 겪은 수많은 경험들, 그 경험들속에 생긴 수많은 관점들 ....
    셀수 없을만큼 많기에 다양한' 결론아닌 결론'들이 나오는오고 그것을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생각해
    편견들이 생겨나는것 같습니다.
    그 수많은 것들에 어느 한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은 앞서말한 혼란에서 자유로워 질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 않나 싶습니다.
    불교적 의미가 큰 단어 이지만 종교적 관점을 떠나 쉽지만 어려운 '중용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EH님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ㅎ

    정말 많이 배워갑니다.
  • ?
    아로하 2012.02.14 17:34
    저 역시 이런 사고방식과 시각으로 삼국지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사상의 전환에 통찰적인 관점에 새로운사실을 알게된것같습니다
    사상의전환 과 통찰적이고 맹혹적인 관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
    BBmong 2012.05.05 19:41
    조조에 대한 재평가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죠. 국내에서는 고우영 삼국지가 최초이긴 합니다만 일본의 경우 모종강본(우리 삼국지의 원류라 보심 됩니다.)의 해체가 꽤 오래전 부터 있었지요.

    요는 조조든 유비든 일가를 이룬 사람입니다. 물론 조조가 궁극적인 승리자이지만 유비 역시 그리 녹록한 사람은 아니였죠. 말씀하신대로 립서비스가 강한 인물이였고 본문에서 처럼 맹목적인 행동으로 국력을 날려버린 우군은 맞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관우의 복수를 위해 오나라를 정벌하려다 장비마저 잃은 것이지요.

    하지만 유비에게도 배울만한 것은 있는 것 같습니다. 견제와 균형이지요. 제갈량을 크게 신뢰한 것은 맞지만 유비 생전에 제갈량은 전선에 나간 적이 거의 없습니다.(이상하죠?) 제갈량은 유비 사후에 더 많은 전쟁을 치뤘답니다. 출사표는 유비가 아니라 유선에게 낸 것이지요. 그만큼 유비는 균형을 잘 이뤘던 사람입니다.

    유비가 조조보다 못한 사람이며 어디까지나 립서비스에 충실한 자였던 것은 맞으나(그래서 더 형편없는 구석을 차지했지만) 배울만한 점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9 [입장] "짝" 방송과 관련한 본 커뮤니티의 입장 25 file 클라우제비츠 2012.07.28 17037
118 핵심 가치Core Value 17 file 클라우제비츠 2012.07.27 26911
117 픽업의 본질, 이론과 실력의 상관관계, 컨텐츠에 관하여.. 14 file 클라우제비츠 2012.07.25 23936
116 Nihilism 1 클라우제비츠 2012.07.25 14823
115 GLS(Global Lifestyle Social) Networks 7 클라우제비츠 2012.07.22 21696
114 예고豫告 35 클라우제비츠 2012.07.21 26161
113 Responsibility 13 클라우제비츠 2012.07.14 19166
112 e=mc2 16 클라우제비츠 2012.05.23 21345
111 "입장 글" 16 클라우제비츠 2012.04.20 19693
110 픽업, 그리고 픽업 비즈니스의 본질 52 클라우제비츠 2012.04.13 30539
109 미켈란젤로 Vs. 다빈치 19 클라우제비츠 2012.03.29 32604
108 "Listen Your Heart. Live Your Life." 39 file 클라우제비츠 2012.03.01 34064
107 이미지 게임의 의미 34 클라우제비츠 2012.01.30 20289
106 진정으로 살아간다는 것.. 50 클라우제비츠 2012.01.29 16625
105 "좋은 것은 위대한 것의 적" 17 클라우제비츠 2012.01.23 19200
104 不惑, 그리고 耳順 35 클라우제비츠 2012.01.23 6252
103 "상시위기론" 18 클라우제비츠 2012.01.01 6059
» 리더십, 그리고 "큰 뜻"을 품는다는 것. 23 클라우제비츠 2012.01.01 5198
101 개방성, 그리고 소통이란.. 30 file 클라우제비츠 2012.01.01 5589
100 "어른이 되라." 33 클라우제비츠 2011.12.24 991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