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28 15:53

My First Love Story..

조회 수 5860 추천 수 6 댓글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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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면서 저의 마음 속에 깊이 남아있는 여자는 세 명입니다.

 

두 명은 중학교 때 만났고 나머지 한 명은 21살 때 만났습니다.

 

 

 

그 중 한 명에 대한 기억을 풀어보겠습니다.

 

지금도 박정현의 P.S. I Love You 를 들으면 생각나는 여자아이..

그 아이와의 사랑은 이 노래의 느낌 그대로의 사랑이었던거같네요.

 

아마 중3 이 끝나가는 2학기 기말고사 기간이었던듯..

 

그 당시에 '천리안', '하이텔' 같은 전화접속을 통한 통신망이 유행이었습니다.

 

공부에 집중도 안되고 머리도 식힐겸 천리안 채팅방에 접속했더랬죠..

 

새벽이라 사람이 별로 없더군요..

 

아무 방이나 찾아서 들어갔는데 남자 두 명이 논쟁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그 중 한 명의 편을 들어줬더니 말빨에 밀린 한 명은 금새 나가버리더군요.

 

남은 한 명과 얘기를 나누는데 저에게 '말을 참 잘한다'며 칭찬을 하더군요.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고 쉽게 공감대 형성이 되면서

금방 친해지게 되더군요.

 

학교 얘기, 성적 얘기, 친구들 얘기, 연예인 얘기 등..

 

너무 마음이 잘 맞아서 서로 친구하기로 하고 접속할 때마다 인사를 나누곤 했죠.

 

그런데 며칠 지나고 나서 이 아이가 놀라운 얘기를 하더군요.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거..

 

처음 만났을 때는 심심해서 재미로 남자인척했던거라고..

이제 친해져서 솔직하게 얘기해주는거라고..

 

저는 그 때 숫기도 없고 연애 경험이 전무한 순진한 소년이었고

컴퓨터와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는 약간 외곬수적이면서 애늙은이 경향을 띤

재미없는 중학생이었는데(전형적으로 선생님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학생;;)

 

그 아이는 공부도 잘하고(전교1등) 학교에서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고

다재다능한데다 무엇보다도 한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풍부한 감성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그 당시에 친구들이 저에게 여자한테 관심없냐고 물어볼 때마다

"공부 잘하고 예쁘고 착한 여자가 나타나면 사귀겠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었는데

친구들은 저의 이런 얘기에 "그런 애가 어디있냐"며 코웃음을 칠 뿐이었죠.

 

이 아이를 만나고나서 그런 여자가 실제로 존재한다는걸 알게 됐죠.

 

매일 밤 그 아이와 채팅을 하면서 그 아이가 하는 이야기에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갔습니다.

 

저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더군요.

 

드라마에 나올법한 집에 사는데다 매일 아침 학교까지 태워주는 기사가 있고

수십만원어치 쇼핑을 하고..

 

이런 대단한 여자아이가 저에게 끌렸던 이유를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대단한 조건들에 영향받지 않고(Unaffected) 저만의 취향과 주관이 뚜렷하고

어린 나이에도 목표를 향해 열심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까 싶네요.

 

그 아이에게 없는 것을 제가 가지고 있었다는것..

그리고 채팅이라는 환경이 주는 신비성..

 

하지만 이때까지도 이성이라는 감정보다는 친구같은 감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서로 친해지다가 어느날 전화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처음 전화 통화를 하는데 목소리가 정말 좋더군요.

'아이즈'라는 순정만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을 연상하게 만드는 목소리랄까요.

애교가 넘치면서 방송부라 그런지 말투가 또박또박하더군요..

 

이성으로서 느껴진건 이때부터였던듯..

어떤 이야기를 하든간에 내용은 상관없이 그 아이의 목소리를 듣는것만으로도 즐겁더군요.

 

그렇게 매일 전화를 하다가 결국 사귀자는 말을 하게 되었네요.

그 아이도 저와 같은 감정이었는지 끝내 승낙하더군요..

서로 첫 남자친구, 여자친구를 이렇게 만나게 될 줄 몰랐다는 얘기를 하며..

 

사랑은 그렇게 우연히 시작되는 것이더군요.

 

만약 서로 이렇게 좋아하는데 얼굴을 보게되거나 실제로 만나서 실망하게 되면 어쩌지?

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그래도 사귀는 사이인데 얼굴도 모르는 건 너무하다고 생각해서

결국 서로 스티커 사진을 주고받기로 했습니다.

 

며칠 후 사진을 받아보았는데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외모더군요.

학원에서 흔히 보는 인근 여중학교 애들이랑은 전혀 다른 느낌..

하얀 피부에 큰 눈,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깔끔한 외모였습니다.

친구들이 사진을 보더니 연예인같다며 진짜 여자친구 맞냐고 묻더군요..

 

그 아이도 저를 마음에 들어할까 고민했는데

이미 서로에게 콩깎지가 씌인 상태여서 저의 외모는 크게 중요치않은것같더군요.

 

사진을 통해 서로의 얼굴도 확인했고 얘기도 잘 통하고 목소리도 마음에 들고..

빠져들지 않을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죠.

 

그렇게 지내는데 서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안생길수가 없죠..

 

제가 집안일 때문에 서울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때 보기로 했습니다.

날씨는 추웠지만 온 세상이 눈으로 뒤덮여있었기에

첫만남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이었죠.

 

하지만 보기로 했던 그 날은 결국 보지못했습니다.

그 아이가 몸이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 앓아눕게되었거든요..

 

씁쓸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대구로 돌아와서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다가 

결국 그해 오는 저의 생일에 그 아이가 대구에 놀러오기로 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저의 생일날..

그 아이는 부잣집 딸답게 중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를 타고 오더군요..;;

 

그 아이를 처음 보는 순간,

지금은 아무리 예쁜 여자를 보아도 생기지 않는 가슴떨림이 있더군요.

 

채팅이 아니라 실제 현실 속에서 보아도 아마 첫눈에 반했을거같네요.

 

생머리에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청순한 느낌이었는데 웃을 땐 순수하고 귀여운..

 

정말 다행히도 그녀도 저에게 실망하지 않은 눈치더군요.

초6~중3때가 그 나이또래치고는 키도 큰편이었고 제 외모가 가장 빛을 발할 때였던듯..^^

 

그렇게 첫만남이 이루어지고..

머릿속이 하얗게 아무런 생각도 안나더군요.

어떤 말도 필요없이 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좋은..

 

같이 밥도 먹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노래도 정말 잘하더군요..;;)

처음엔 약간 어색했지만 금새 서로 편안해지고

애교 넘치는 그 아이의 성격 때문에 하루종일 웃었던거같네요.

무뚝뚝한게 아니라 겸손하면서 남자를 치켜세워줄줄아는 성격..

 

눈깜짝할사이에 하루가 지나가고 밤 12시가 되었을 때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아이가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네요.

 

한 5분정도 있었는데 케잌을 들고 나타나더군요.

 

그러면서 눈앞에서 초를 하나하나 꽂아주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더군요.

그 노래 불러주는 모습이 어찌나 예뻐보이던지..;;

어려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였지만 이런게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렇게 예쁘고 괜찮은 아이가 나를 위해 이렇게 잘해주다니..

정말 꿈같이 느껴지더군요.

 

그렇게 둘만의 생일파티가 끝나고 공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노래방에 가서 서로 손 꼭 붙잡고 이야기를 하면서 밤을 지새웠네요.

그 아이의 몸에서 나는 비누향과 샴푸향은 잊을 수 없을듯..

 

아침 9시 비행기 예약이 되어있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네요.

 

아침 6시쯤이었던듯..

아무도 없는 동성로 거리를 거닐다가 한가운데에서 평생 잊지 못할 첫키스를 하고..

그 때 너무 떨려서 그 아이의 턱에 해버렸다는..;;

그래도 용기내서 다시 입술에 키스를 했네요. 정확히 말하면 키스가 아니라 뽀뽀..;;

 

그러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그녀를 공항까지 바래다주고..

씁쓸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네요.

 

한번 보고나니 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지더군요.

 

그 이후로 한달에 한두번씩 만났는데

아무래도 만날 수 있는 횟수가 적다보니 서로 만나면 뭐할지 계획하고 만났네요.

통신상에 떠돌아다니는 연인끼리 할 수 있는 100가지 이런것도 해보고..

함께 부산 바다도 가보고.. 기차 여행도 해보고..

영원히 사랑하자.. 나중에 20살이 되면 결혼하자.. 이런 얘기 하면서..

 

정말 영화같은 사랑을 했던 저의 첫사랑 추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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