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쉰다는 주말. 주말에 출근한다는 건 집에서 프로야구를 보는데 아내가 쇼핑을 보채는 일처럼 번거로운 일이 분명함. 일주일에 이틀밖에 못 쉬는 주말에도 뭔가를 해야 한다는 건 대한민국 남자(유부남)가 안고 가야 할 가혹한 운명. 그 어깨에 진 무게는 병역의 의무 못지않음.
지난 주말, 잡코리아 CF에 등장하는 부장캐릭과 씽크로율 100%인 K부장 특명으로 출근길에 오름.
근데 그날 따라 평소에는 눈에는 들어오지 않던 버스정류장 노랑 광고판이 눈에 들어왔음.
근데 그 문구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줌.
“내가 머슴이냐?”
나는 과연 머슴인가? 마치 사춘기의 소년으로 돌아간 듯 나의 정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문구…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 광고문구는 보일러 놔드려야겠어요~ 이후 처음임. 이 문구는 필시 나처럼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만 했던 유부남의 손끝에서 나온 게 분명함.
광고에 적지 않은 감동을 받은바 휴대폰을 들이대고 사진을 찍었음. 언젠가 K부장에게 모레노 주심의 옐로우 카드처럼 휴대폰 액정을 들이밀 생각임. 그리고 오늘은 아내에게 나의 이 소리 없는 아우성을 은근슬쩍 보여줄까 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