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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크리스마스때 뭐 할거에요?

by Namyraf posted Jan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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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 -

그런 광고 기억 나세요?
꼬마 숙녀와 멋진 남자가 나란히 걸어가는데,
꼬마 숙녀가 멋진 남자에게 종알종알 물어 보죠.
"내일은 뭐 하세요? 모레는요?
그럼.. 크리스마스 때는요?"


기억 나죠?


"그럼.. 크리스마스 때는요?"
여자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남자는 눈이 갑자기 똥그래지면서 이렇게 대답했죠.
"아니, 요 꼬마가?"


'크리스마스에 뭐하냐!"
이건 곧 '우리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정식으로 사귀자!'
그 말이 그 말이라는 건, 아주 기본 아닙니까?


그런데 그녀는
크리스마스 때 뭐 하냐는 질문에,
"음.. 크리스마스 때, 성당 가야죠~ 자정 미사 볼 거에요~"


무릎이 푹~ 꺾이면서
코에서 바람이 휙~ 새어 나오는 이 기분!


아니이~ 누가 자정까지 같이 있재요?
나도 그 때까진 집에 가야 해요!
진짜 둔녀둔녀~ 왕둔녀~


이제 뭐라고 말을 해야, 딱 알아들을까요?
며칠 남지도 않았는데..


이러다가, 진짜 올해도
나홀로 집에서
'나홀로 집에 2' 나 보게 되는거 아닐까요?
아, 이거, 불길하네~



- 그 여자 -

난.. 당연히 우리가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아까 그 사람이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꺼내기에,
난.. 이런 말이 나오기만 기대하고 있었어요.
"우리 그 날 몇 시에 만날까요?"


그러면 나는 조금 자랑스럽게,
내가 미리 영화표를 예매해 놨다구 
저녁 여섯 시에 만나자구
그렇게 말할 계획이었구요.


그런데 그 사람이 갑자기
그 날 뭐 할 거냐고 묻더라구요.
순간, 말문이 탁 막혀 버렸죠.


그렇게 물어 보는데,
"전 그 날 그 쪽이랑 영화 보러 갈 건데요?"
이렇게 대답할 순 없잖아요.


그렇다고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데요?"
이렇게 말할 수도 없구요.


그래서 나도 모르게 대답한 말이
자정 미사를 보러 간다는 거였는데..


설마, 그 말을,
그 날 못 만난단 이야기로 들은 건 아니겠죠?


만약 그렇게 들었다면, 나 이제 어떡해요?
그럼 올해도 또 자정까지, 나 혼자서,
아니 흰둥이랑 둘이서
집이나 지켜야 하는 거 아니에요? 글썽글썽..


- 이미나씨의  그 남자 그 여자 중에서 -


 

저는 보수동이 저희 동네라서 보수동책방골목을 자주 이용합니다. 
진짜 책을 펴지도 않은 새책도 헌책이라는 모욕을 당하면서 싼값에 팔려나가는 곳입니다. 
집에있는 책 중에 읽고 싶은 책도 없구.. 야간근무하면서 시간 떼우기 좋은 책들좀 사야겠다 싶어서


야간근무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보수동책방골목을 들렀습니다.
10시 쯤 이제 하늘이 파랗게 물드는 시간에 책방 한 두곳이 열렸더라구요. 
밖에서 나 좀 봐달라고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는 책들 중에 
저는 무엇을 고를까 생각합니다..


이제 좀있으면 복학하게 되면 배우게되는...
정말 책제목만 봐도 토나올거 같은 민사소송법을 
공부해야 되니깐... 만화로 그려진 민사소송법 책을 봐야겠다. 싶어서 
"변호사 없이 소송하기" 라는 책을 집어들었구요.


또, 요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고딩때 읽어 보고 
이번에 다시 읽고 있는데,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부동산 관련 책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가
초보자가 정말 편하게 읽기 좋은 책을 찾자는 기준으로 
책내용을 훑어 보다가. 
"39세 100억 젊은 부자의 부동산 투자법" 이라는 책을 
집어 들었네요 거기다가 새책까지 표지가 깔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여자친구랑 만나서 
얘기할때 보면 너무 감성적인 부분 없이 딱딱하게 얘기하는 편이 있고, 
제 감성부분을 건드릴 수 있는 아주 가슴 짠 하는 책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여성의 감성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토크의 중요성은 
백호님 칼럼중에 Sexual Key 라는 칼럼을 읽어보고 많이 느꼈습니다. (링크했습니다.^-^)
그래서 


"그 남자 그여자" 라는 책을 들었는데요. 


알고보니 이 글의 작가님은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애청자였는데 
이런 글을 계속 엽서로 보냈는데 
라디오 작가로 발탁이 되었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책내용은 마치 시집을 읽는것 같았습니다.


책을 펴면 
어떤 한 에피소드에 
남자와 여자의 생각을 그려낸 글이 적혀 있습니다. 
왼쪽에는 그 남자..
오른쪽에는 그 여자..


마치 제3자의 입장에서는 장기판의 판세가
어떻게 돌아가고 훈수를 둘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 제3자의 입장에서 에피소드에 나오는
남자와 여자에게 훈수를 두고 있는 제 자신을 보게 되네요.


또 중요한건 이 글을 쓰신 분이 사용하시는 미사여구들...

무릎이 푹~ 꺾이면서...
코에서 바람이 휙~ 새어 나오는...


공지영씨도 소설 도가니에서도 안개낀 무진시를 묘사하는데 굉장히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도록 묘사를 하더라구요. 
여자와 얘기 할때도 이런 느낌의 언어를 쓰는 데 
신경을 많이 쏟아야 겠더라구요.


예를 들면.. 
호구조사할때 쓰는 멘트에 적용해본다면..

"그 쪽 보니깐 풋풋한 사과향기가 나는 신입생같은데 나이가 혹시 25살?"


PUA : "그 쪽한테서 좋은 향이 나는 것 같아요. 뭐랄까요 바다향기? 
HB : 바다향기가 어떤 향인데요? ^^
PUA : 해산물이 살아숨쉬는 느낌이랄까요. 사는 곳 자갈치 맞죠?"
HB : ㅋㅋㅋㅋㅋㅋㅋ   or   ㅡㅡ? (이XX 뭐야?)


부산광역시 위주의 멘트입니다.
즉흥적으로 만들어봤는데 아직 써보지는 않았습니다. ㅋㅋ


아무튼 2012년 새해입니다. 종말의 해라는데..
그 종말이 인류의 종말이 아니라. 
온갖 불행과 굶주림 가난의 종말이 되었으면 
하는 한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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