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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료계와 치과계의 이야기

by 707 posted Nov 1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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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앞에 글 "의사는 대형트럭운전사보다 못하다"는 글이 예상했던 반응을 보이시네요.

제 말이 아니고 "안철수"님의 말이니 굳이 수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먼저 제가 이런 글을 쓰는 궁극적인 의도에 대해서 한가지만 동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특정집단의 푸념이나 변호를 위함이 아니라, 세상이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입니다.

 

1. 한국의료구조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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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보험환자를 정상적인 방법으로 진료해서 개인의원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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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게 안됩니다. 의사의 실력문제가 아니라, 보험환자진료비가 국가가 강제로 원가이하로 책정해서...

내과에서 환자 하루 20-25명보면 의사는 굶어죽습니다. 내과친구말이 하루 30명까지는 겨우 운영비랍니다.

 

재미있죠? 캐나다에서는 내과환자 30명보면 과잉진료라고 구속하는데 한국은 그보다 2-3배를 보는게 일상화죠.

그러니 환자이야기 천천히 성의있게 못 들어주는겁니다.

 

내과의사로서 정당한[이 또한 이견이 있겠지만, 의대6년,인턴레지5년한 11년간 공부한 전문직수준의] 대우를 받으려면

환자를 하루 70-100명을 봐야한다는...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외국은 의과는 하루 평균 20-25명이내 치과는 하루 10-15명이내정도 입니다.

치과는 현실적으로 하루 30명은 봐야 먹고살만합니다. [골병듭니다. 힘들어요] 

 

의약분업전에는 부족한 운영비를 약값을 통해 병원이 보충하는 왜곡된 의료형태였으나 이젠 분업되서 그것도 쉽지않죠. 진료가 아닌 병실운영이나 기타 검사비나 비보험진료를 통해 운영비를 만들어 내야하는 의사들또한 본인들의 처지가 스스로 생각해도 비참합니다.

 

개인의원형태로 생계가 힘들면 중대형병원소속의 페이닥터가 되면 되는데... 이것도 문제인게... 소속된 페이닥터는 큰 병원의 이익을 위해서 소신있는 진료를 하기가 힘들고 그로인한 피해는 국민들이 받게되죠.

 

암튼 개원한 개인의원이 정상적인 보험진료만으로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현실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2. 모순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납득이 되는 것도 있지만, 가끔 납득이 안되는 그런 검사나 과잉진료를 하는 요인이 됩니다.

그리고 보험진료를 최대한 회피하게 되죠.

 

어떤 행위를 할 때 그 행위가 원가이하라면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난다면 안할 권리도 있어야합니다.

의과는 제 전문분야가 아니라서 구체적인 예를 치과쪽으로 들어드리죠.

 

예를 들어 하악 제1대구치 즉 6번치아의 임플란트를 하나 치료하는데 120만원을 받는다고 합시다.

뼈 상태가 좋다면 1회내원에 30분내로 수술이 가능하며, 심지어 훈련받은 임플란트회사직원도 수술이 가능합니다.

수술성공률은 요즘 임플란트기술의 발달로 99%에 달합니다.

 

그런데, 6번 치아가 신경치료를 해서 살려야 할 경우 4-5회내원에 총치료시간은 60분이며,

치료의 성공률도 70-80%정도입니다. 신경치료실패시 치아는 몇년뒤에 발치해야죠.

 

신경치료의 난이도는 쉬운 임플란트수술보다 3-4배이지만 우리가 버는 돈은 겨우 13만원...

환자본인부담금이 13*0.3=3.9 약 4만원 보험공단에서 지급되는 돈이 70%인 9만원정도입니다.

고난이도치료라서 훈련받은 치과의사말고는 일반인은 절대 대체할 수 없습니다.

 

신경치료 해주고 나서 몇년뒤에 실패시에는 치료못했다고 환자에게 욕먹을 수도 있고...

애매한 경우엔 살리기 보다는 빼는 쪽으로 가기가 쉽죠. 참 안타깝고, 현장에 있는 저는 가슴이 아픕니다.

 

신경치료비는 보험진료비로서 내가 치료를 잘하니 나는 30만원을 받고 싶습니다해서 받게되면...

국가가 정한 수가이상을 받으면 "부당과잉청구"라는 범법행위가 되서... 영업정지 몇달에 처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신경치료의 성공률이 낮고, 기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치아가 임플란트보다 훨씬 좋은 것은 굳이 설명드리지 않겠습니다.

[이 부분도 진실을 알게되면 훨씬이 아닌 엄청나게 좋다는 건데... 절대 이해 못하실듯...]

 

환자에게 더 좋은 치료를 하는 것이 원가이하인 상황에서 누가 위험성을 감수하고 그런 일을 할까요?

[만약 원가이하가 아니고 먹고사는데 적절한 치료비라면 보험진료만해서 잘되는 병원이 있어야합니다만...

한국에는 거의 없죠. 있다면 환자를 비정상적으로 많이 보는 곳... 치과인데 환자하루70명을 본다든가 하는...]

 

3. 저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 진보를 통해 해결했습니다.

 

좋은 진료를 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받는 치과경영방법을 연구해서 그 결과물을 냈습니다.

저희 치과는 웬만하면 치아를 잘 살려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제가 주당 33시간일하면서 가끔 비워도 경영상 문제가 안 생기는 것입니다.

지역내에서 절대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으니깐요.

 

4. 치과의사의 수명은 일반인보다 짧습니다.

 

2010년도 통계보니 한국남자 평균수명이 79세더군요. 치과의사는 5년정도 짧습니다.

제 환자들은 제 수명을 담보로 행해지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5. 이번 생에 목표중에 "한국의료현실을 바꾸자"는 큰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저는 개원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고, 치과기술 전반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사회문제해결에 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치과치료로 척추가 틀어지는 환자들이 불쌍해서입니다.

 

[치과치료는 턱에 영향을 주고 그것이 경추2번을 틀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전신의 균형을 깰 수 있기에...

  이부분은 치과계내에서 이견이 있으나 엄연한 진실이며 저는 증거자료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치과일을 진정으로 깊이있게 하면 도달하게 되는 최종결론점이죠.]

 

환자들도 좋은 진료를 받고, 그만큰 의사들도 정당한 대우를 받고 행복해지는 사회가 오기를 바라며...

 

P.S. 의사는 고소득이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결정적으로 한마디만 하자면...

 

50대의사분들을 기준으로 보지마시고... 대학병원수련을 마치고 30대의 개원한 되는 의사들에게 물어보십시요.

"당신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지? 행복한지? 이 직업을 하길 잘했는지?"

 

통계에선 77%가 부정적[의사전체통계이고]이었지만, 제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30대의사들은 90%가 "아니오"입니다.

막연히 "~~~~할거야"라고 생각하는게 진실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현실이... 진실이 뭔지를 모르십니다.

 

담에 시간나면 어떤 회원님의 덧글요청에 따라서 "안정적인 직업"에 대해서 글을 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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